Travel

뭄바이 여행; 사전공부

생각매니아 2019. 2. 12. 03:00


지난주 뭄바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뭄바이 여행을 처음 간 것은 2017년 11월 11일이었지만, 나에게 남아있는건 수십장의 사진뿐. 세번째 방문하는 뭄바이임에도 그 흔한 여행 감상 한줄도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아쉬움에 블로그에나마 남겨보기로 했습니다. 세번의 여행이 좀 섞인 뭄바이에 대한 전반적인 포스팅이 될 예정입니다.


먼저 뭄바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인도의 여의도 + 부산이라고 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인도의 금융 및 상업 중심지이자, 아라비아 해 연안에 있는 인도 제1의 항구로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뭄바이(Mumbai)는 봄베이(Bombay)로도 알려져있는데, 이게 참 헷갈릴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지역의 다른 이름입니다. 마치 마드라스(Madras)와 첸나이(Chennai), 방갈로르(Bangalore)와 벵갈루루(Bengaluru), 캘커타(Calcutta)와 콜카타(Kolkata)같은 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제국주의 시대 영국(혹은 뭄바이의 경우 포르투갈) 식민지 통치를 받을 때, 현지 언어로 명명되어 있던 지역 이름을 지배국에서 마음대로 바꾸어 불렀던 것을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봄베이는 포르투갈어 Bom Bahia(Good Bay라는 뜻)로부터 파생된 Bombaim의 영국식 발음이었다고 합니다. 포르투갈이 뭄바이를 가장 먼저 차지했었고, 1961년까지 서부 인도는 포르투갈령에 해당하였지만, 이후 포르투갈이 캐서린 공주의 결혼 지참금으로 뭄바이를 영국에 건네주었고 영국은 동인도 회사를 수라트에서 뭄바이로 이전해 오면서 인도 식민지 지배 경영의 중심지로 삼았었습니다. 이 때 불렸던 Bombaim의 영국식 발음인 Bombay가 1995년까지 쓰이다가 1995년부터 주정부에 의해 공식지명이 뭄바이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렇게 공식지명의 변경은 각 주별로 1990년대에서 2000년 초반까지 이어졌습니다. 식민지배의 그늘로부터 벗어나는 인도인들의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움직임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뭄바이를 방문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왜 뭄바이에 포르투갈 양식의 건물이 있는걸까, 뭄바이 공항의 약자를 왜 MUM이라고 쓰지 않고 BOM이라고 쓸까 등등.. 질문이 생길 수 있는 여행 이전에 아주 얄팍한 공부를 하고 갔더니 도움이 좀 되었습니다.


한가지 더 뭄바이에 대해 알고 가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뭄바이가 세계에서 제일 집값이 비싼 곳 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호텔비도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본적으로 인도는 호텔이 저렴한 편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어떤 등급을 자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가격위주의 여행은 절대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사실 인도 어디서나 하루에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잘 수 있는 곳을 찾는거야 가능하고, 가격 네고를 하는 그 수고라든가, 온갖 벌레 혹은 쥐와의 사투라든가, 에어컨(AC)이 나오지 않는 방에서 더위 혹은 축축함을 버텨내는 것에 자신이 있다면 예산을 줄이는 여행은 가능합니다. 여행은 개인 취향이 있는 것이니 당연히 그게 잘못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잠은 좀 제대로 자야 여행도 즐거울 수 있다는 주의이고, 그렇기때문에 가야겠다고 결정한 호텔은 하루에 10만원 이상의 금액이 드는 호텔이었습니다. 물론 50만원 넘게 내고 갈 수 있는 호텔도 있지만, 비싸고 좋은 방에 가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여행의 기분을 망치지 않는" "깨끗하고 위치가 적당한" 숙소를 찾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10만원짜리 호텔을 고르게 된 것입니다. 이 호텔에 대한 리뷰는 다음 포스팅에서 하려고 합니다.


또 한가지 뭄바이에 대해 알아두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상식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과, 대도시조차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두 가지 사실을 조합했을 때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그것은, 바로 서울보다 더한 교통체증입니다. 상식이지만 실제로 가보기 전에는 절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서울 인구가 2017년 통계로 10,124,579명이고 면적이 605.3 제곱키로미터인 반면, 뭄바이는 2015년 추계로 21,534,544명이 4,355 제곱키로미터 면적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산수계산으로는 면적대비로 하면 1/3 이하의 밀집도일텐데 왜 더한 교통체증인가. 


그 답이 바로 두번째 조합 요소인 인프라에 있습니다. 놀랍게도 뭄바이 북쪽과 남쪽을 잇는 큰 도로는 단 1개뿐이라고 합니다. 하이웨이를 증축하고 있고 여기 저기 엄청난 인프라 공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인도의 많은 공공사업들은 블랙머니와 방만한 경영으로 늦어지기 일쑤라는 현지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도의 택시비가 저렴하니 남쪽 끝에 호텔을 잡아두고 북쪽에는 이틀걸러 한번쯤 택시타고 올라가야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동선을 잡았다가는 큰일이 납니다. 경험담이지요.. 그리고 이동하는 시간은 절대 절대 결코 출퇴근시간 rush hour를 피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안그러면 택시 안에서 2시간 반동안 멍하게 앉아있는 최악의 경험을 할지도 모릅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뭄바이 여행을 더 자세하게 기록하려 합니다.